현대 의학은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 왔다. 각종 첨단 기술과 신약이 개발되었고, 평균 수명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학의 발전이 과연 모두에게 이로운 것인가? 의료 시스템은 환자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병원과 제약회사를 위한 것인가? 의료 행위는 정말 환자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가? 일본의 내과 의사이자 의료 윤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긴 나카무라 진이치는 그의 저서 『의사를 반성한다』에서 현대 의료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환자 중심의 의료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오랜 의사 생활을 통해서 현대 의학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 즉 과잉 진료, 불필요한 연명 치료, 의료 산업화 등의 문제를 직면하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탐구했다. 이 글에서는 『의사를 반성한다』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 의학이 가진 문제점과 우리가 의료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깊이 있게 탐구해 보려 한다.
1. 『의사를 반성한다』 현대 의학의 빛과 그림자
오늘날 우리는 최첨단 의료 기술을 통해 과거에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질병들을 고칠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의학이 발전하면서 역설적으로 새로운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1) 과잉 진료의 문제
현대 의료 시스템에서는 과잉 진료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 가벼운 증상에도 MRI, CT 등의 고가 검사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 오남용: 병원에서는 많은 약을 처방하지만, 그중 일부는 불필요하거나 심지어 해로울 수도 있다.
불필요한 수술: 수술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지만, 경제적 이익을 위해 권장되는 경우가 많다.
나카무라 진이치는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진료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환자에게 이로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 고객’으로 바라보는 것은, 의료 시스템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2) 연명 치료의 딜레마
현대 의학은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환자의 행복과 존엄성을 지키는 길인가?
고령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 치료: 많은 환자들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를 받는다.
삶의 질보다 ‘생존율’에 집중: 의료계는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하기보다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의료 기계에 의존하여 연명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나카무라 진이치는 의사의 역할은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고통 없이 인간다운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2. 의료 산업화와 환자의 권리
(1) 제약회사의 이익 중심 구조
의료가 ‘산업화’되면서, 이제 치료는 단순한 의료 행위를 넘어선 거대한 비즈니스가 되었다. 제약회사들은 더 많은 약을 팔기 위해서 필요 이상의 처방을 조장하고 있고, 병원들은 고가의 의료 장비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질병을 ‘발명’하여 약을 팔려고 한다. 의사들은 환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약을 처방하면서, 제약회사와 협력한다. 신약이 반드시 기존 약보다 효과적인 것은 아니지만,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2) 환자의 역할과 의료 시스템의 변화
나카무라 진이치는 환자들이 의료 시스템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환자는 의사의 말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불필요한 치료를 거부할 권리, 임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 의료는 전문가만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3. 우리는 의료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나카무라 진이치가 『의사를 반성한다』에서 던지는 핵심 질문은 “과연 우리는 올바른 의료를 받고 있는가?”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해야 할까?
(1) 자연스러운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기
현대 의학은 생명을 연장하는 데 집중하지만, 때로는 자연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연명 치료를 받느라 극심한 고통을 겪는 것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더 인간적일 수 있다. 노화와 질병을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진정으로 필요하다.
(2)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습관을 갖기
의사가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방이 치료보다 중요하다.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병원에 가기 전에 스스로 몸의 상태를 잘 이해하고, 건강 문제를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의료 시스템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기
의사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비판적으로 의료 시스템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잉 진료를 피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검사를 받도록 한다. 불필요한 약물 처방을 경계하고, 자연 치유력을 믿어볼 필요도 있다. 의료 행위가 내 삶의 질을 높이는지 아닌지 스스로 고민해 보아야 한다.
결론
의료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카무라 진이치는 현대 의료 시스템이 반드시 환자를 위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그는 의사로서 자신의 직업을 반성하며, 우리가 의료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던진다. 이제 우리는 의료 시스템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해 보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이 치료가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
이 약이 내 몸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단순한 상업적 제품인가?
연명 치료를 받을 것인가,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건강한 삶이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몸을 이해하고 존엄성을 지키는 삶이다. 의료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의 건강은 누구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것이다.